여성의 경우 32% 이상의 체지방률, 25 이상의 체질량 지수면 비만
비만의 정의란 체내 지방 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말한다. 만약 체지방률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면 통상적으로 여자의 경우 체지방률이 32퍼센트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진단한다. 여성의 적정 체지방률은 18~23퍼센트(여성이 월경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적정 체지방률이 17퍼센트이고 월경을 유지하려면 최소 22퍼센트의 체지방률이 있어야 한다)다.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를 구하는 것이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누어 구하는데 만약 체질량지수가 25이상이면 '비만'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정상 체중은 체질량 지수가 23미만이 되는 것이다.
비만과 생리불순의 문제
지방조직이 조금 늘어난게 뭐라고 생리까지 늦춘단 말인가.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이다. 인슐린이란 쉽게 말해 우리 몸이 합성 모드로 바뀌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의 도움으로 간과 근육에서는 여분의 포도당이 글리코겐으로 합성되고 지방세포에서는 지방산과 결합되어 중성지방으로 비축되게 한다.
인슐린이 적은 양으로 분비되어도 이 모든 일을 잘 처리해낸다면 인슐린 감수성이 높다고 하지만,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을 분비해야 혈중의 포도당을 처리할 수 있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인에 비해 인슐린이 절반 정도만 분비되기에 효율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인슐린 저항성의 문제가 생겨버리면 인슐린의 분비 능력이 이를 감당해내지 못한다. 그 결과 혈당이 쉽게 상승한다.)
내장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인자가 되는데 이 둘의 결합은 최종적으로 생리불순의 가능성을 높인다.
2003년의 란셋에 실린 한 논문의 도식을 보면 높아진 인슐린이 간에서 SHBG(혈중 테스토스테론에 친화력이 높은데 이를 붙잡아둠으로써 테스토스테론이 생리적 활성을 갖지 못하게 한다)의 생산을 감소시켜 활성화된 안드로겐의 생산이 증가된다. 그밖에도 안드로겐을 생산하는 주 장소인 난소와 부신에서도 그 생산을 더욱 증가시키게 된다.
그 결과 임상적으로 안드로겐 과다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테면 여드름이나 다모증이 생기는 것인데 한국 여성의 경우는 머리가 가늘어지고 빠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에서도 인슐린 저항성 문제가 흔히 병발된다. 이들의 체형은 주로 비만하지만 슬림한 경우도 꽤나 있는데, 한 연구에서는 통상적으로 슬림한 여성의 30퍼센트, 비만한 여성의 75퍼센트는 인슐린 저항성의 문제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안드로겐 자체가 여성 생식의 단계를 억제하기도 하지만, 다른 문제도 있다. 많은 양의 안드로겐이 말초(지방 조직 같은)에서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면 여성의 몸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에스트로겐이 만들어지고 이는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에스트로겐은 난포자극호르몬(FSH)에 대해서는 음성 되먹이기를, 황체형성호르몬(LH)에 대해서는 양성 되먹이기를 가져와 FSH와 LH의 비율이 무너지는 것이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40이상의 경우(서구의 경우. 한국이라면 아마 더 낮을 것)엔 안드로겐 과다의 임상 양상 없이도 무월경이나 희소월경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아마도 앞과 같은 문제 때문일 것이다.
무조건 살을 빼는 것이 답이다
이 모든 악몽은 살에서 시작된 것이다. 지방이 증가할수록 인슐린 저항성은 악화되고, 지방의 적정 세트포인트도 무너진다. 우리 몸은 영양의 결핍에 대해서는 아주 강한 생존 본능을 가지지만 풍요의 시대에는 그렇게 너그럽지 못하다. 있는 대로 저장해두려고 하는 것(렙틴 저항성의 문제)이다.
따라서 생활습관의 교정과 더불어 체중감량이 무조건 이루어져야 된다. 나의 몸을 건강하게 되돌리고, 나중에 건강한 아기를 임신하기 위해서라면 먼저 생리주기를 규칙적으로 되돌려야 하는데 비만한 여성이라면 기필코 살을 빼야만 한다.
생활습관의 교정이란 보다 많이 움직이고, 시간 내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즉각 해소하고, 당지수가 높은 음식들을 멀리하는 것과 관련된다.
체중 감량 역시 스마트하게 해야 한다. 시중에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따라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트의 원칙이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어떠한 원리로 체중을 감량시키고 어떻게 감량된 체중을 유지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꼭 따져봐야 한다. 살을 빼고나서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서 살이 빠지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시간이 나면 포스팅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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