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여성들이 생리불순의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 대하여 지금까지는 주로 멜라토닌을 이야기했었다. 낮에 충분히 잠을 잤다고 가정하면서 꺼낸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정말 꿀맛 같은 잠을 잘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교대근무자들은 대개 몸이 완벽히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하러 나간다. 지난 주에 오후 근무를 하고 이번 주는 야간 근무를 하여야 한다고 할 때, 몸이 적응할 시간은 기껏해야 하루 이틀에 불과하다. 만약 교대가 빈번하다면 몸에 가해지는 로딩은 더할 것이다. 낮 야간 오후 처럼 교대의 순이 불규칙해도 그렇다. 

가장 큰 문제는 수면의 결핍이다. 굳이 야간 근무가 아니더라도 불면증 환자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수면의 결핍은 명백히 스트레스다. 이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정상적인 수면은 얕은 잠에서 깊은 잠으로 빠져드는 것이 4~5번 정도 반복된다. 통상적으로 제대로 된 숙면(서파 수면)을 취한다고 할 때 이 시간은 스트레스 반응이 중단되는 시간대이다. 깊은 잠에서 다시 얕은 잠으로 나갈 때 우리는 꿈도 꾸고 눈도 빠르게 돌아간다. 이때는 스트레스 반응의 결과물들인 교감신경계도 활성화되고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분비도 증가한다. 잠에서 깨기 시작하기 한 시간 전에는 본격적으로 HPA 축이 활성화된다. 시상하부의 CRH, 뇌하수체의 ACTH, 부신의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차례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잠을 끝낸다. 

그러나 야간에 일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일을 끝내도 잠을 쉽게 잘 수 없는 이유는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들의 수준이 감소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격한 운동을 마치고 바로 잠을 잘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면 이해할 것이다. 

잠을 잘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잠이 왜 이리 안 오지"하며 고통스러워한다면 몸에서는 이미 스트레스 호르몬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교감신경계는 활성화되고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분비되며, 성장 호르몬과 다양한 성 호르몬들의 수준은 감소한다. 

당연히 이러한 호르몬들의 불균형은 생리주기의 규칙성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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