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은 10대 사춘기 소년의 대표적인 괴로움이었다. 사춘기의 폭발적인 호르몬 분비(특히 테스토스테론)로 인해 얼굴과 상체에 분포하는 큰 피지선들의 활동이 자극되고, 그 결과 프로피오니라는 이름의 박테리아가 활발히 번식할 수 있는 환경(피지의 생산)이 제공된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염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탓―사춘기의 남자라도 누구나 강인한 턱과 근육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데, 이는 개체의 면역이 감내하는 수준까지만 테스토스테론의 증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강인한 턱선과 옹골찬 골격, 꽉 채워진 근육 등은 남성성의 강인한 상징으로 칭송받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의 나라에서는 이런 남성들은 푸대접을 받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으로 프로피오니 균이 더 활발히 번식할 수 있는 조건이 동시에 제공되기도 한다.


성인 여드름은 왜 증가하는가

그러나 30대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는 성인 여드름은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더 많은데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화장을 하는 나이가 점점 어려졌고 입과 턱, 턱선, 혹은 이마 부위의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유발되기도 한다.

둘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화되는 부신은 기본적으로 무차별하다.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폭격을 받으면 피지의 생산을 자극하고 그 결과 프로피오니 균의 먹잇감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결과가 된다.

셋째, 인슐린 수치를 빠르게 높이는, GI 지수가 높은 식품들 이를테면 정제당이나 단순당처럼 농축된 탄수화물은 활성형 안드로겐(안드로겐은 여성의 생식을 단계적으로 억제하고, 여성의 성인 여드름의 주범이 된다. 그러나 이도 SHBG에 붙잡히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활성형 안드로겐이 많아야 가능한 일이다.)의 수준을 높인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여드름과 큰 관련이 없으나 단 음식들은 관계가 있다.

진화의학에서는 여드름을 문명병으로 본다. 기생생물의 위협이 적어짐으로써 우리의 면역계에 가해지는 압박은 예전보다 덜하고, 먹을거리가 풍족한 생활을 영위함으로써 과잉 공급되는 남성 호르몬과 타협하기 수월해졌다. 면역계에 해로울 정도로 성욕과 근력을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술을 너무 자주 마신다. 여성의 전세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가장 빈번하게 음주를 하는 세대는 20대 여성이다. 술은 스트레스 반응으로 활성화되는 HPA축을 둔감하게 만들어버린다. 그 결과 스트레스 반응이 늦게 그리고 보다 오랜 시간 유지된다. 만성적으로 높아진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수준은 피지의 생산을 자극한다.

동시에 술을 한 두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안드로겐이 상승하는데 이는 피지의 생산과 면역의 약화로 프로피오니균이 번성하는 조건을 줄 수도 있다.


생리불순과 관련하여

정상의 월경주기를 갖고 있는 여성에게도 한 두 군데의 트러블은 생리전후에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월경 주기의 후반부에서 높은 정도로 분비되는 LH(황체형성호르몬)의 영향(보다 정확히 말하면 LH의 분비로 인해 생성되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다. LH는 콜레스테롤을 프로게스테론으로 전환시키고 두어 단계를 더 거치면 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누군가는 생리전후를 불문하고 성인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있다. 만약 이들에게 생리불순이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히 화장품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된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에서 여드름은 보다 흔하다.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때문이기도 하다. 또는 너무 허접한 음식들을 자주 많이 먹어서 그럴 수도 있다. 술을 자주 마시기도 한다. 이 모두는 개별적으로도 생리불순과 여드름을 유발하는 인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문제들이 겹쳐져 있다.

따라서 성인 여드름을 단순히 외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흉터가 생기지 않게 잘 관리하고 이미 생긴 흉터를 메우는 것은 미용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나 이런 것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자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1. 허접한 음식(당지수, 당부하지수 높은 음식들)들 삼가기
2. 술 마시지 않기
3. 스트레스 관리하기
4. 제발 화장 깨끗이 지우고 자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