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료의 구성 


단맛을 내는 것은 당이다. 자연계에서 당은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포도당과 과당이 그것이다. 중학교에서 우리는 이것을 단당류라고 배운다. 

단당류들이 서로 결합하면 이당류가 된다. 눈처럼 하얀 결정을 지녔다고 해서 붙여진 설당, 아니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한 이당류다.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자연적으로 추출한다. 1960년대 후반 핀란드에서는 설탕을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리하는 기술이 개발됐고 지금 볼 수 있는 하얀 가루 상태의 설탕은 과당이 50% 정도 함유된 것이다. 포도당과 포도당이 결합된 맥아당 역시 이당류다. 

액상과당은 거의 설탕물이다. 포도당과 과당을 단순하게 혼합한 것으로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미국에서는 액상과당을 "과당함량이 높은 옥수수 시럽"이라고 해서 high-fructose corn syrup, 줄여서 HFCS라고 부른다. 

문제는 바로 설탕과 액상과당이다. 제3세계의 사탕수수 농장의 증가로 설탕의 생산과 소비는 액상과당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까지 꾸준히 늘었다. 일례로 1750년 유럽과 북미의 연간 설탕 소비량은 1.8킬로그램이었으나 정점에 달했을 때는 55킬로그램에 달했다. 현재 미국의 연간 설탕 소비량은 30.3킬로그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인당 연간 23.7킬로그램을 소비한다.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값이 싸다는 이유로 가공식품 업계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지금 당장 콜라를 마시고 있다면 원재료명을 확인해보라. 백설탕과 액상과당이 눈앞에 제일 먼저 보일 것이다. 

이들의 당지수는 어떨까?

(ref. www.gitest.co.kr)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설탕이나 액상과당이나 당지수는 68로 같다. 포도당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과당(19)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그에 비해 과당의 당도(150)는 설탕이나 액상 과당(100)에 비해 더 달다. 잘 익은 과일은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입안에서 폭주하는 단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순수한 과당이 많이 들어가서이다. 


단 맛은 더 강하게, 당지수는 더 더 더 낮게? 그래도

 
순수한 과당(fructose)은 포도당과 과당이 혼합된 액상과당(HFCS)과 비교하여 결정과당으로 불린다. 결정과당이 투여량에 비해 단맛은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고, 혈당도 더 느리고 낮게 높인다면 훨씬 더 좋은 감미료임이여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다. 

이 모든 논란은 Karen L. Teff 박사의 2004년 논문에서 시작되었다. 2004년 6월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실린 박사의 논문은 과당 자체의 위험성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과당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는 식욕을 증진시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원래 정상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데 도움을 주는 렙틴의 수치가 높아진다. 그리고 식욕이 점차 억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당이 섭취된 음료수를 마시면 인슐린과 렙틴 호르몬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과당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과당 때문에 증진된 식욕으로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앉은 자리에서 귤 한 박스를 까먹었다."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천연식풍에 들어있는 순수 과당은 당지수가 낮을 뿐더러 식욕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과당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도 있다. 포도당이나 과당이나 내내 간에서 대사되지만 포도당은 간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의 양에 따라 대사가 결정된다. 그러나 과당은 그런 제한 없이 간에서 대사되어 지방합성의 경로를 밟는다. Teff 박사가 이야기한 "포도당은 간에서 과당보다 인체에 더 유익한 방법으로 대사 분해가 일어난다"는 것은 이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설탕과 액상과당의 위험성이 과일과 같은 천연식품에 비해 훨씬 더 높다고 평가하는데 이는 "과당"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감미료를 제외한 다른 첨가료의 문제, 그리고 추출의 문제이다. 추출의 문제란 당부하지수와 상관있다. 마음만 먹으면 콜라 한 캔에 설탕과 액상과당을 합쳐서 50g을 다 넣을 수도 있지만 배로 50g을 채우려면 두 개 이상을 먹어야만 한다. 그 전에 위장 사이즈가 늘어나서 식욕이 억제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말이 나온다.

"단 게 당긴다면 차라리 과일을 먹어라. 그래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는 것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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