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정말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넓은 범주의 질병에 걸쳐있다.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하기도 하고, 악화시키기도 한다. 원발성 생리통과도 과연 관계가 있을까?

먼저 살펴볼 것은 정신적인 문제, 이를 테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원발성 생리통의 위험인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사회적 지원(보다 정서적인 의미에서), 인맥의 결여가 생리통과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1) 전반적인 건강에 자신이 없어하는 사람들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생리통을 더 호소한다는 관찰도 있다.2) 그러나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생리통의 호소와 통증강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물음에는 일관적이지 않은 결과를 보인다.2)3)

이를 해석하기는 매우 까다롭다. 원발성 생리통의 병태생리는 제쳐두고 오직 통증이라는 감각에만 집중한다면 하나의 가설을 세워볼 수는 있다. 스트레스가 통각을 과민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통각은 어떻게 인식되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풀어야만 한다.

통증은 몸에 분포하고 있는 통각 수용체에서 시작하여 척수로 투사되고, 최종적으로는 뇌에 투사되어 통각을 인식한다. 통각의 미묘함은 통증과 동시에 발생하는 감각, 감정, 사고에 따라 통증 신호의 세기가 변화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뇌는 통증에 반응하여 그것을 해석하는 감정적인 방법이 있다. 척수에서 뇌로 올라오는 통증신호의 객관적인 양과 감정 또는 해석의 정도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4) 이 문제는 심한 통증과는 별개로 통증을 ‘기분 나쁘지 않게’ 느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허벅지에는 총상을 맞았더라도 집에 귀환할 수 있다는 도취감이 그런 인식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생리통이 심하더라도 전날 시험에서 1등을 했다면 어떨까. 따라서 통증은 주관적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결여될 수도 한다. 내인성 오피오이드는 엔도르핀이나 엔케팔린 같이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나오는 호르몬으로 통각을 마비시키고 도취감을 선사하는 기능을 한다.5) 30분 정도 다리 근육이 찢어지게 달린 뒤에 갑자기 나타나는 신비스러운 몽롱함은 바로 이 물질 때문이다.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결여되었기 때문에 통각을 더 느낄 수도 있다.

허나 보다 적절한 설명은 스트레스로 인해 통각을 더 과도하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통증에 더 많은 감정적 반응성이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아주 심한 생리통의 여성들이 하는 말들에 귀를 기울인다. “자궁을 들어내고 싶어요.” “생리통 게새끼” 

이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과민(이질통증과는 다르다)은 많이 보고되어 있음에도 실제로 더 많은 통증을 지각하는 것이 아니며, 척수의 통각 수용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통각 과민의 사람에게서 불안과 공포의 중심 센터인 뇌의 감정적인 영역들이 과도하게 활성화된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사실이다.6)


Suggested Readings
1) Alonso C, Coe CL. Disruptions of social relationships accentuate the association between emotional distress and menstrual pain in young women. Health Psychol 2001;20:411-6.
2) Teperi J, Rimpela M. Menstrual pain, health and behaviour in girls. Soc Sci Med 1989;29:163-9.
3) Klein JR, Litt IF. Epidemiology of adolescent dysmenorrhea. Pediatrics 1981;68:661-4.
4) Robert Sapolsky, Why Zebras Don't Get Ulcers. 1994, Holt/Owl 3rd Rep. Ed. 2004
5) Jungkunz G, Engel RR, King UG, Kuss HJ. Endogenous opiates increase pain tolerance after stress in humans. Psychiatry Res. 1983 Jan;8(1):13-8.
6) Tran L, Greenwood-Van Meerveld B. Lateralized amygdala activation: importance in the regulation of anxiety and pain behavior. Physiol Behav. 2012 Jan 18;105(2):371-5. Epub 2011 Sep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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