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서 완벽히 통용되는 관념 중 하나는 '군살 없이 날씬한 몸매'가 '성적 매력'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1904년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다던 대회의 우승자는 161센티미터에 61킬로그램의 여성이었다).  또 몇몇의 상업적인 시도들은 '날씬한 몸매'를 '건강함'과 연결지으려 한다. 그들이 썩 흡족하다고 생각하는 괜찮은 표현은 '탄력적인' 몸매다.

'지방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근육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은 완벽히 남성적인 관점임에도 현재 이런 관점은 여성에게 무자비하게 적용되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지방량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지방을 덜어내는 것이 건강의 척도로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화제가 된 꽃미녀 배우 이시영의 체지방률이 대중들의 인식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그녀의 체지방률은 채 10퍼센트가 되지 않은 9.8퍼센트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는 얼굴이 아름다운 것만큼이나 마음씨도 고왔다. 그녀는 분명히 대중들의 건강을 우려하고 있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저도 많이 놀랐는데 그게 건강에는 좋은 것만은 아닌것 같다. 지방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지방도 적절히 유지하면서 운동 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 여성에게 지방은 필요악일지도 모른다. 몸의 비중에서 지방을 덜어낼수록 몸매가 직선화되는 것은 맞지만(그것이 대중들에게 탄력적이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로 인식된다) 여성에게 지방은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절자의 역할도 있다.

대개 정상적으로 월경을 시작하려면 체질량의 17퍼센트는 지방으로 채워져 있어야 하고, 월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수치가 22퍼센트로 높아져야만 한다.


오랜 진화의 시간 동안 이 수치가 이즘으로 어떻게 고정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체지방이 17% 이하로 내려갔을 때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명백하다. 평소에 여성의 혈류를 흐르는 안드로겐은 남성의 5퍼센트에 불과하지만 그것마저도 지방조직에서 거의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체지방이 극도로 낮아졌을 때는 전환되지 못한 안드로겐이 여성 생식의 단계를 전반적으로 억제한다. 무뢰배가 되는 것이다. 이는 생리주기의 규칙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여드름을 유발하고 악화시키기도 한다(안드로겐은 피지의 생산을 유발하고, 면역을 약화시킨다).

"지방도 적절히 유지하면서 운동 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여배우 이시영의 충고를 많은 여성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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