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는 유독 불임이 많다. 자세한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은 ☞요기를 클릭해보자. 오늘의 포스팅 주제는 "비만 유병률이 서구와 다른데도 이상하리만큼 높은 당뇨병 유병률"이 되겠다.


당뇨병에 특히 취약한 한국인

비만과 대사 증후군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복부비만의 경우는 그 연관성이 상당히 높으며, 체질량 지수(BMI)만 놓고 보더라도 비만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1.5배~2배 가량 당뇨병 위험도가 더 높다. 비만도를 평가하는 데 잣대가 되는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비만의 기준은 현재 아시아에서는 과체중이 25 이상, 비만이 30 이상이다.)

우리나라의 비만 유병률은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한국 여성의 비만율―체질량지수(BMI)가 25이상인 사람의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다. 한국 남성의 비만율은 보다 우려스럽지만 그래도 전체 성인 인구의 65%가 과체중인 미국에 비하면 아직 턱 밑에도 도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나 다른 서구화 국가나 당뇨병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8%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강대희·박수경 교수팀이 한국인이 포함된 아시아인 93만명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를 보면 한국인은 아시아인 중에서도 훨씬 더 당뇨병에 취약한 것처럼 보인다. 아시아인 전체의 당뇨병 유병률은 평균 3.2%를 기록했는데, 그 중 중국이 0.8%로 가장 낮았으며 싱가포르가 6.6%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 3.8%의 유병률을 보였다.


이는 유전적 요인이다

서울대 의대와 미국하버드대 등 연구팀이 20대의 건강한 한국 남성의 DNA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는 이 모든 것이 유전적임을 말해준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제2형 당뇨병과 연관된 돌연변이는 34개나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인들에 비해 훨씬 더 제2형 당뇨병에 취약한 것이다.



아시아인은 유럽인과도 많이 다르다. 최근에 발견된 새로운 유전 지표 8가지 중 6가지는 오직 아시아인의 제2형 당뇨병에만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적응이 한민족의 오래된 식습관 때문은 아닐까

샤론 모알렘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선조들은 현대인의 많은 특질이 형성되었던 기간, 즉 500만 년 전부터 5만 년 전까지 모두 아프리카에 살았다. (…)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다양한 인구 이동 과정에서 5만 년 전에 지중해 지역에 정착했고, 4만~2만 년 전에 유럽과 아시아에, 1만 5,000년 전에 알래스카를 거쳐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정착했다. (…) 인류가 점차 지구 전체에 퍼져나가 다양한 생활권에 적응함으로써 모두가 공유하지 않는 일련의 개별 특질을 개발한 시간은 겨우 5만 년 정도에 불과하다."

한민족은 한반도에 정착하고 나서 인슐린과 관련하여 어떤 특질을 개발했을까. 식습관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민족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대표적인 민족이다. 불과 4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총 섭취 에너지의 80퍼센트는 탄수화물이었다. 아직도 시골의 어르신들은 밥을 아주 큰 공기에 한 대접을 드신다.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총 섭취 에너지의 65퍼센트는 탄수화물이다. (1만 여 년전의 수렵채집인들은 당질 섭취량이 아무리 많아도 40퍼센트를 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한민족은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성이 있었다. 식사만 되면 몰아치는 당질의 공급에도 췌장이 혹사당하지 않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구인들에 비해 인슐린의 분비량이 절반에 불과하다. 그래도 인슐린이 제 몫을 다해내는 것이다.

먼 길을 걸어다니고, 터전을 일구기 위해 하루종일 고단하게 육체를 활용했던 시대에는 아무리 당질을 많이 먹더라도 그때그때 소비가 되었기에 그게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할까. 빠르게 당질을 높이는 음식(단순당, 정제당)을 섭취하면서도 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슐린 분비의 특수성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조금만 올라가도(뱃살 등으로 인해) 인슐린 분비 능력이 이를 감당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혈당치가 쉽게 올라간다. 아마도 누군가 그랬듯 정말 20년 뒤에 당뇨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 우린 아직 나우루섬 주민들의 재앙을 겪지 않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