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서 단박에 계단 2층까지 걸어올라가보자. 그런대도 숨이 차지 않는다면 기뻐해도 좋다. 당신의 몸은 우리 선조들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운동 부족으로 정말 사람이 죽을 수도 있을까?

텍사스에서 약 3만 여명을 대상으로 8년간 집요하게 각자의 사망 위험률을 계산하는 연구가 있었다. 흔히 생각하듯이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흡연, 체력 부족은 중대한 위험인자였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독립적인 위험인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체력부족이었다. 담배를 피우고, 고혈압이 너무 지나치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아도(물론 이것은 명명백백한 위험이지만) 체력이 강한 자들은 체력이 약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률이 더 낮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담배연기를 모르고 살았더래도 체력이 부족하면, 체력이 좋은 흡연 여성에 비해서도 생존 확률이 더 낮았다.


핀란드의 연구는 보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과도한 비만은 사망 위험을 54%, 고혈압은 132%, 당뇨는 138%, 흡연은 274%(놀랍다 컥 !!!!!!!!!)을 높였다. 그러나 1위는 단연코 체력부족으로 사망 위험을 285%나 증가시켰다.

신체적 재능과 명예

불과 몇 백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의 몸은 늘 꾸준히 움직였다. 건강은 부수적으로 찾아왔으며 어떤 시대와 어떤 지역에서는 얼마나 헬시한지가 명예와도 관련이 있었다. 

기원전 400년 그리스 반도 스파르타에서는 약한 아이가 태어나면 황량한 산기슭에 내다 버렸고, 생존한 아이들은 7살 때부터 군인이 되는 훈련을 받았다. 이들이 장성하면 근육질에 싸움을 잘했고 성욕이 왕성하며 전장에서는 아테네인을 죽이는 데 열의를 보였다. 

17세기 경 브라질에서는 아마존을 다스리려 하는 사람에게 몇 가지를 요구했다. 과묵해야 했고 경박하지 않아야 했고 자식을 키우는 데엔 관심이 없으며 무엇보다 재규어를 죽이는 데 능숙해야 했다. 재규어 이빨이 목에 많이 걸린 사람일수록 그는 추장에 더 가까워졌다.

현대엔 굳이 그런 신체적 재능이 없다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친절한 태도, 예술적 솜씨, 기술적 능력 등, 신체적 재능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졌다 하더라도 신체적 재능에 주어지는 명예가 축소되어졌다는 점(일부 운동선수를 제외하고) 역시 우리의 몸을 기꺼이 게으르게 만들었는 지도 모른다.

늘 몸을 움직여라

진화의학은 1만 여년 전의 수렵채집인과 현대인의 유전자가 그리 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생활은 너무나도 다르다. 우리의 삶은 확실히 분리되었다. 굳이 나가서 먹을 것을 사냥하고 채집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음식을 확보할 수 있다. 당시 수렵채집인의 삶에서 몸을 움직이는 행위는 '운동'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우리가 몸을 움직임으로써 얻게 되는 이득은 너무나도 많다. 그 중에서도 근육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의 근육은 '절약 모드'와 '활동 모드'의 끊임없는 교대를 통해 물질대사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근육은 활동 모드일 때엔 당을 적극적으로 흡수한다. 따라서 자주 근육을 단련시킨 사람들은 인슐린의 효율이 더 좋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들의 경우엔 몸에서 혈당이 치솟더라도 근육이 계속 쉬고 있기 때문에 저 많은 혈당을 처리하기 위해서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되어야 하는 것.

이러한 차이가 같은 유전자를 같고 있음에도 누군가는 비만이 되고, 누군가는 건강한 체격을 유지하는 이유가 된다. 마치 애리조나와 멕시코에 살고 있는 피마 인디언 족처럼.

못다한 이야기 :)

생리불순과 고인슐린혈증은 깊은 연관이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지난 글을 읽어보길.

인슐린 저항성과 불임 이야기
고작 생리가 불규칙할 뿐인데 당뇨와 관련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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