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생리를 안하는 환자가 왔을 때 처음 염두에 두는 사항은 임신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면 만성 무배란을 염두에 둔다. 부인과 내분비 문제의  80퍼센트 이상은 만성 무배란에서 기인하며 이들은 당연한 얘기지만 배란을 할 수 없다.

거기서도 두 가지로 분류된다.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여 소퇴성 출혈이 일어나는지 혹은 안 일어나는지를 보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소퇴 출혈이 발생할 만큼의 에스트로겐이 충분히 생산됐다고 보고, 후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 여기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유형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다. 이들의 호르몬 균형은 비만, 상승된 안드로겐(현재 이에 대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를 클릭, 그럼에도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른다)의 결합으로 무너진다.

상승된 안드로겐이 지방조직에서 막대한 양의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면 FSH, LH는 각각 음성 되먹이기, 양성 되먹이기에 의해 감소, 증가된다. 우성 난포는 제대로 성장할 수가 없는데(우성 난포가 될 것들은 에스트로겐을 막대하게 분비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그러나 시상하부-뇌하수체는 지방조직에서 전환된 무시무시한 에스트로겐에 의해 누군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그 결과 초음파상 염주알 모양의 난포만 보이는 것.

증가된 LH는 난소 지질과 난포막 세포에서 안드로겐의 생산 증가를 일으키고, 이는 지방조직으로 다시 헌납된다. 후기에는 부신도 마찬가지로 안드로겐을 과다하게 분비한다. 만성 무배란은 FSH와 LH의 균형이 무너진 탓이다.


:) 후자에서 incidence를 고려할 때 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은 여성(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떠났거나, 환경이 급격히 변했거나), 마라토너 같이 심한 운동 일상으로 하는 여성, 과도한 체중 손실을 일으키는 다이어트 등이다.

이들의 몸에선 프로락틴, 엔도르핀이나 엔케팔린(러너's 하이에서 볼 수 있는 과격한 운동 뒤의 알 듯 말 듯한 희열), 당질 코르티코이드 등이 비정상적으로 높은데 이것들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서 원천적으로 여성 생식의 단계를 억제하는 것이다.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GnRH)이 억제됨으로써 생식 주기가 아예 시작되지 못하게 한다. 또는 뇌하수체에서 이 호르몬의 감수성을 둔감하게 만든다. 혹은 아예 난소에서 성선 자극 호르몬의 신호를 못 받도록 방해(당질 코르티코이드가 그러한 일)한다.

이들에게 즉각적인 치료는 당연히 각각 스트레스의 교정운동 감소, 체중 손실의 교정(체중이 증가한다고 바로 생리주기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시간이 나면 포스팅할 예정이며 조급한 사람들은 Suri R, Altshuler LL: Menstrual cycles and stress, G Fink (ed): Encyclopedia of stress, Academic Press, San Diego, 2006 참고)이다.

덧 :::::::::::)

블로그를 조금만 둘러보면 여기에 대해서 내가 많은 할애를 하고 있음을 알 것이다. 스트레스의 교정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쉬운 일이 아닌 이유는 스트레스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정말 스트레스가 그렇게 몸을 갉아먹을 지에 대해서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 미래에 대해 낙관하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는 그럭저럭 참고 견디기 때문이기도 하다.

운동 감소에 대한 부분은 굳이 이야기하기 민망하다.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선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에서 지영님이 불임으로 고생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그것마저도 격한 운동 때문은 아니었지 않든가.  

다이어트로 인해 생리불순이 일어날 정도는 적어도 두 가지다. 정말 지방을 혹사시켜 다 없애버렸거나(ㅋ), 과도한 열량 제한으로 살이 빠지기도 전에 갑상선 호르몬의 저하가 개입했거나. 그러므로 현명한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이다. 제지방은 유지하면서도 지방만을 빼기가 그리 쉽지만은 아니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식단과 운동이 결합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하는 것.

현재 이 모두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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