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생리주기가 더 길어지고, 여름이 되면 생리주기가 더 짧아진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관찰되어 왔다. “왜 이렇게 되지?”라고 고민했던 연구자들은 멜라토닌 분비의 계절적 변동을 의심했다. 멜라토닌은 빛이 박탈된 야간 수면의 경우 정상적으로 송과선에서 합성되어 분비된다. 연구자들이 멜라토닌을 의심했던 이유는 멜라토닌이 생식샘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GnRH)의 박동성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런 주제를 연구하기에 핀란드는 아주 제격인 곳이다. 백야 현상을 보이는 핀란드는 5월부터 8월까지 낮의 길이가 19시간에 달하며, 반대로 겨울은 낮의 길이가 평균 5시간으로 매우 짧기 때문이다. 핀란드 oulu대학의 연구자들은 건강한 여성들의 멜라토닌, FSH, LH, 프로락틴의 수치를 밤낮으로 검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두 가지였다. 생리주기의 초반에 멜라토닌(밤중에 측정된)의 혈청 농도는 겨울이 여름보다 더 높았고, 생리주기의 중반에 LH의 농도는 여름에 겨울보다 더 높았다. 이를 해석하면 겨울에 핀란드의 여성이은 배란은 늦어지고, 전체적으로 생리주기도 길어지는 이유를 알게 된다. 해답은 바로 높아진 멜라토닌이 난포기에 혈청 LH 레벨이 오르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었다.1)

이러한 관찰을 교대근무 여성들에게 적용할 때는 보다 고려할 요소가 많아진다. 그럼에도 야간근무가 생리주기를 불규칙하게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1992년 일본에서 122명의 교사, 67명의 직장인, 377명의 간호사, 133명의 공장근무자, 67명의 유흥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불규칙한 생리주기로 고생하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교사의 13.1퍼센트, 직장인의 14.9퍼센트, 간호사의 24.9퍼센트, 공장근무자의 36.8퍼센트, 유흥업소종사자의 40.3퍼센트가 생리불순이었다.2)

2011년 미국에서 25~45세의 7만 1천명 이상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최근 2년간 20개월 이상 교대근무를 한 여성들은 교대근무를 하지 않았던 여성들에 비해 23퍼센트 더 월경주기가 불규칙했다. 야간근무를 하더라도 생리주기가 빨라지는지 혹은 늦어지는지는 제각각 달랐다. 월경주기가 21일으로 극히 짧거나 40일 이상으로 아주 길었다.

누군가는 월경주기가 빨라지고, 누군가는 길어지고 하는 것이 이해를 어렵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보다 세심한 관찰은 밤 근무와 낮/이브닝 근무를 하는 여성을 나누어 멜라토닌의 농도를 다른 기준에서 비교해보는 것이다. 즉 낮과 밤의 절대적인 시간의 기준이 아니라 근무와 수면의 상대적인 시간의 기준으로 비교해보는 것이다. 캐나다의 한 연구는 두 가지를 보고했다. 두 그룹간의 24시간 총 멜라토닌 생산은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그 하나다. 다른 하나는 밤 근무를 하는 그룹의 경우 다른 그룹에 비해 근무를 할 때 요중 멜라토닌의 농도가 더 높았고, 수면을 할 때는 더 적었다는 것이다.3)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정상적인 야간 수면과 빛이 완벽히 차단되지 않은 낮 수면의 멜라토닌 합성과 분비는 다를 수밖에 없고, 채광이 정상적인 환경에서의 낮 근무와 아슬아슬 점멸하는 형광등의 밤 근무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야간근무에는 월경주기가 늦어지고 빨라지는 것 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멜라토닌의 분비가 적어진 경우 멜라토닌의 항산화 효과4)를 전연 받지 못하는 것이고, GnRH의 박동성 분비가 억제되지 못하므로 에스트로겐의 분비도 늘어나는 것이다. 이 둘의 경우가 조합되면 유방암의 위험성이 높아진다.5)

문제는 밤에 일터의 조도를 높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만, 낮에 편안하고 안락한 수면의 환경을 조성하기는 생각보다 훨씬 그리고 정말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야간근무자들은 불규칙한 생리주기의 문제(이 경우 주기는 빨라져야 맞지만 장담할 수 없다. 수면 부족의 문제,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문제들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수면의 양과 질 문제, 유방암 등의 위험성, 심지어 조기난소부전, 다낭성난소증후군, 자궁내막증 등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4)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밤에 밝은 환경에서 일하고(생체시계를 속여 일하는 시간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것), 낮에는 ‘밤과 같은’ 완벽한 환경을 조성하여 수면에 드는 것이다. 쇼핑과 운동, 못다 한 여가생활로 낮 시간을 채우는 대신 말이다. 



Suggested Readings
1) Kivelä A, Kauppila A, Ylöstalo P, Vakkuri O, Leppäluoto J. Seasonal, menstrual and circadian secretions of melatonin, gonadotropins and prolactin in women.Acta Physiol Scand. 1988 Mar;132(3):321-7.

2) Miyauchi F, Nanjo K, Otsuka K. Effects of night shift on plasma concentrations of melatonin, LH, FSH and prolactin, and menstrual irregularity. Sangyo Igaku. 1992 Nov;34(6):545-50.

3) Dumont M, Lanctôt V, Cadieux-Viau R, Paquet J. Melatonin production and light exposure of rotating night workers. Chronobiol Int. 2012 Mar;29(2):203-10.

4) Tamura H, Nakamura Y, Korkmaz A, Manchester LC, Tan DX, Sugino N, Reiter RJ. Melatonin and the ovary: physiological and pathophysiological implications. Fertil Steril. 2009 Jul;92(1):328-43. Epub 2008 Sep 18.
5) Davis S, Mirick DK, Stevens RG. Night shift work, light at night, and risk of breast cancer. J Natl Cancer Inst. 2001 Oct 17;93(20):155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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