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은 전체인구의 8%로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전체 성인인구의 65%가 과체중인 '비만의 제국'인 미국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이 이들과 비슷하다는 것은 조금 억울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의 식단에서 탄수화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기 이전'부터 주식이 탄수화물이었다. 현재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단에서 탄수화물과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은 65:15:20 정도로 탄수화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수천년간 밥을 주식으로 해온 우리 민족이 급격히 탄수화물의 비중을 높인 민족과 비교했을 때 유리한 점이 있다면 인슐린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당질 섭취 후 두 시간 후 혈당이 140mg/dl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인슐린이 30단위 분비되었고, 누군가는 150단위가 분비되었다면 전자의 사람은 인슐린의 작용이 보다 효율적인 것이다. 수천년간 우리 민족은 탄수화물의 비중이 높은 대식을 했음에도 인슐린이 효율적으로 작동했고, 그만큼 강도높은 노동을 했기 때문에 비만이 되기는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젊은 여성들의 식습관 패턴은 복부비만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이다. 이들은 끼니 때마다 밥을 꼬박 챙겨먹지 않더라도 허기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주전부리를 챙겨먹는다. 주전부리의 대부분은 허접한 음식으로 당을 빠르게 상승시키는 것들이다. 또한 이들은 거의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게다가 스트레스의 정도는 그 어느 세대보다도 높다. 

  누군가는 빵, 케이크, 초콜릿, 과자 따위의 음식을 자제하지 못하고 탐닉하기도 한다. 고상한 의미에서 이들을 '탄수화물 중독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래의 항목 중 세 개 이상이면 위험성이 높고, 일곱개 이상이면 이미 탄수화물중독증이다.

"아침을 배불리 먹고도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배가 고프다.
밥, 빵, 감자침, 햄버거, 단 음식 등을 먹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음식을 금방 먹은 후에도 만족스럽지 않다.
음식을 보거나, 냄새 맡거나, 상상만 해도 먹고 싶은 자극을 받는다.
가끔 계획했던 일이나 약속 등을 저녁식사 후 게을러져서 취소하곤 한다.
정말 배고프지 않은데도 먹을 때가 자주 있다.
밤에 잠들기 전에 뭘 먹지 않으면 잠들기 힘들다.
식사 때 배불리 먹으면 나른하고 힘이 없다.
오후 3~4시쯤 되면 피곤해지고 배고프다.
배가 불러 거북한 데도 계속 먹는다.
다이어트를 계속하는데도 그때붙이고 다시 살이 쉽게 찐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박용우 교수의 신인류 다이어트 중

  그 결과 여성은 팔다리는 마르지만 배는 똥냥하게 나온 거미형 체형이 된다. 상체, 특히 배에 집중된 비만일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다. 예전과 같이 혈당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해진 것이다. 췌장을 혹사하여 인슐린을 뿜어내고, 비례하여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HBG)의 생산이 감소한다. 이는 활성형 안드로겐을 더 많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여성 생식은 억제될 수 있다.


어떤 이가 그랬다. "월경의 가장 놀라운 점은 주기성이야,  달이 차고 기우듯 운명을 같이 하니 낭만적이기까지 하지."

그럴지도 모른다.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반복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의 기능적 상호관계는 월경의 '주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주기'는 어떤 요소든지 방해만 받지 않는다면 완벽히 아름다운 규칙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 월경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종인 인간으로서 '주기의 규칙성'과 '건강'을 연결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의학의 오래된 관찰은 '주기'에 주목해왔는지도 모른다. "주기가 늦어졌는지, 혹은 빨라졌는지, 출혈의 기간이 길어지진 않았는지 혹은 너무 짧아졌는지" 허준은 이렇게 말했다. "여자에겐 필히 월경을 물어라"

주기성을 위협하는 것으로서 '지방의 과소'가 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월경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체지방이 체질량의 22% 이상이 되어야만 한다. 그 이하로 떨어지면 여성에게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안드로겐이 위력을 발휘한다. 원래는 말초조직, 주로 지방조직에서 안드로겐은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지방의 양이 적어지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비록 남성의 5%에 불과하지만 주기성을 위협하긴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방의 상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방의 상한보다는 오히려 지방의 분포가 더 중요하다. 상체에 집중된 비만일수록 비례하여 생리불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체비만의 경향이 있을수록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HBG)의 생산이 감소하기 때문인데, SHBG는 특히 테스토스테론과 친밀히 결합함으로써 활성화된 테스토스테론의 양을 조절한다. 따라서 SHBG의 생산이 감소한다는 말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안드로겐의 양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충분히 월경의 주기성을 압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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